(1) MB가 아니었더라면?
만약 민주당이 집권하였으며 현재와 같은 쇠고기 문제가 사라졌을까요?
만약 MB가 30개월미만 쇠고기수입을 단행했더라도 이러한 반대가 없었을까요?
저는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대의 강도 차이가 있더라도 현재와 유사한 어려움을 겪었을 것입니다.
물론 MB가 기대이하로 죽을 쑤고 있고 CEO형 리더십의 한계로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절대적으로 동감합니다.
그렇지만 제 개인적으로 MB가 대통령이냐 아니냐 만큼이나 고민해볼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2) 누가 싼 똥일까?
행복이란 무엇일까요?
경제학적으로 행복이란 후생(welfare)라고 정의 할 수 있습니다. 특별히 소비자의 입장에서 소비자잉여
(consumer's surplus)라고 합니다. 이놈의 정의는 쉽게 얘기하면 더 싼 값에 더 많이 소비함으로써 느끼는
만족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 쉽게 얘기하면 보다 적은 댓가를 치루면서 더 많이 갖을때 사람들은 행복하다는
것입니다. 세상은 지금까지 이 방향을 향해 열심히 달려 왔습니다. 그리고 나름 큰 성과를 달성했습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풍요한 삶을 우리는 누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더 싼 값에 더 많이 소비하고 싶은 욕망은 무한대인데 그 욕망을 채울 자원에 한계가 다다른 것입니다.
그런데 그 욕망을 꺾지 못하기에 효율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무리수들이 두어지고 있습니다.
항생제를 잔득 먹인 새우덕분에 예전보다 손쉽게 새우를 먹을 수 있습니다. 가로, 세로 30cm의 우리
3마리씩 부리가 잘려진채 가두어진 닭사육 덕분에 싼 값에 닭을 먹을 수 있습니다. 8개의 생니와 꼬리가 짤린채
평생 가로 1.8m, 세로 0.65m의 콘크리트 철창에서 사료만 먹인 돼지사육 덕분에 싼 값에 돼지를 먹을 수 있습니
다. 10살 미만의 제3세계 아이들의 노동착취를 통해서 우리는 더 싼 값에 축구공을 살 수 있습니다. 그렇게
무리수를 두다보니 육골분 사료를 먹인 소가 등장한 것입니다.
이제 이러한 무리수의 반격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입니다. 육골분 사료가 광우병을 일으키고, 과도한 곡물가격
상승으로 좀 더 높은 식량생산성을 위해 유전자 조작 농산물들이 개발되고 유통되고 있습니다. 그 안정성에 관해
서는 아직 잘 모릅니다. 과도한 에너지의 사용으로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환경이 오염되고 우리는 더 많
은 질병의 위험에 놓여 있습니다.
(3) 누구도 댓가를 치루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직도 사람들은 무한한 욕망을 위해서 무리수를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열매는 갖으려 하지만 그 부작
용은 회피하려고 합니다. MB를 지지했다는 것은 한미 FTA를 통해 보다 많은 욕망을 누려보겠다는 것 아니겠습
니까? MB는 그것을 위해 쇠고기 개방이란 너무 과감한 댓가를 치뤘습니다. 사람들은 그 댓가가 너무 커서 당황
한 것이지요. 앞으로 이 무리수 때문에 우리 사회는 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쇠고기 사태와 유사한 논란에 휩싸일
것입니다.
저는 이 물질적 욕망 자체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 세상은 그 욕망을 채우는데 한계에 도달해
보입니다. 결국 이 욕망을 자제하느냐, 무리수를 두느냐라는 선택과 이에 대한 고민들이 필요하단 생각을
해봅니다.
(4) 회개할 대상이 MB만은 아니다.
저는 지금 MB에게 돌을 던지는 것에 찬성합니다. 그렇지만 돌만 던져서는 안됩니다. 우리가 만난 쇠고기 문제는
누가 지도자인가가 문제의 강도를 결정했다면 우리 삶의 패턴이라는 구조가 문제 자체를 야기한 것은 아닌가 생
각됩니다. 또한 우리의 무한한 욕망이 그런 지도자를 만들었기 때문에 우리도 일정 정도 공범이라는 것, 우리가
맞을 돌들이 있습니다. 그 돌들을 맞아야 합니다.
여전히 저도 편한 것, 좋은 것, 많은 것을 추구하며 살아갑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