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사회
몇일전 학교에서 열린 '화려한 휴가'의 시사회에 갔습니다. 화려한 휴가는 1980년
전두환일당이 일으킨 광주 5.18 10일간의 이야기입니다. 영화를 보고 감독과 배우들의
이야기를 듣는 내내 제 머리속에 맴도는 질문은 왜 또 5.18인가라는 물음이었습니다.
이제는 일반인의 기억은 물론 광주사람들의 기억속에서도 조금씩 잊혀져 가는 5.18이
도대체 오늘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하는 생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화살표를 누르면 예고편을 보실 수 있습니다
(2) 화려한 휴가
영화는 광주에서 고3인 동생과 사는 택시운전사 민우의 소소한 일상으로 부터 시작됩니다.
그러나 어느날 갑자기 무고한 시민들이 자신들의 세금으로 만든 대한민국 국군에 의해 무자비
하게 폭행을 당하고 죽음을 당하기도 합니다. 눈 앞에서 억울하게 죽은 동생과 친구들을 보며
민우는 총을 들고 계엄군과 싸우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 계엄군의 총에 죽습니다.....
(3) 1980년 5월의 광주는 아직도 계속 된다.
영화를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저 사람들을 가장 힘들게 한 것이 무엇일까?
제 머리속에 고립이라는 단어가 맴돌았습니다. 1980년 5월 그 10일동안 그 누구보다 도움이 필요한
그들은 철저히 고립되어 있었습니다.
왜 당해야 하는지 모르는 것도 억울한데 자신들의 생존을 자신의 힘으로만 지켜야 했던 그들을 보면서
지금도 이 땅에서 사람들의 무관심속에 저렇게 고립되어 자신의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또 다른 1980년 5월의 광주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4) 2007년 7월 또 다른 광주
오늘 홈에버에 공권력이 투입되었습니다. 사측이 나쁘고 노측이 옳다고 일방적으로 주장하지 않겠습니다.
그렇지만 왜 잘 다니던 직장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만둬야 하는지 그 상황이 안타깝습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신들의 생존권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세상의 무관심 속에 고립되어 이들은
싸우다가 자신들의 세금으로 만든 경찰에 의해 강제 해산되었습니다.
1980년 5월의 광주와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5) 비정규직이 뭐가 문제야?
이번 일로 고통을 당하시는 분들 대부분이 30대 이상의 여성분들이고 대부분 80만원 내외의 봉급을 받고
있는 분들입니다. 민노당 노회찬의원이 이런 말을 하더군요.
"능력도 안되면서 무리해서 까르푸를 인수하고 막대한 금융비용을 해결하기 위해 가장 약자인 월급 80만원짜리
비정규직부터 구조조정하는 이랜드는 기업경영의 자격이 없다."
1997년 IMF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의 가장 큰 변화는 안정적인 직장이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많은 직장인들이 상시 구조조정의 두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가슴아픈 것은 이러한 구조조정의 칼날을 가장
먼저 맞는 사람들이 가장 힘없고 빽없고 나이많고 능력없는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 사회는 누군가 져야하는 부담을 너무도 손쉽게 가장 힘없고 빽없고 능력없는 사람들에게
전가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구조가 이제는 가난의 대물림, 양극화의 심화 그리고 힘없고 빽없고 능력없는 사람들의 소외라는
심각한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노동시장의 유연화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힘없고 빽없고 능력없는 사람들의 생존권 자체를 빼앗아서는
안됩니다.
(6) 주님은 어디에?
대학시절 5.18 비디오를 보면서 들었던 의문이 화려한 휴가를 보면서 다시 생각났습니다.
1980년 5월 하나님은 무엇을 하셨을까? 그리고 다시 묻습니다. 2007년 7월 20일 하나님은 무엇을 하셨을까?
그리고 하나님은 오늘 우리에게 무엇을 얘기하고 싶으신가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