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감사절
10월 첫째주일 캐나다의 추수감사절입니다.
180톤짜리 작은 배 메이플라워를 타고 65일 만에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주한 102명의 청교도들이 그 해 추위와 굶주림으로 44명이 죽고 겨우 옥수수 농사를 거두고 인디언들의 도움을 받아 음식을 마련하여 먼저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다고 하지요.
어찌 그런 상황에서 감사가 나올 수 있을까요?
꿈을 찾아 떠나온 길, 그것도 신앙의 자유를 위해 험한 길도 마다 않았는데, 한 가족의 절반을 고통 속에서 떠나 보내고도 겨우 옥수수 몇개를 놓고도 감사를 드릴 수 있었다니 헤아리기 쉽지 않은 신비입니다.
뭐가 그리 감사할까요?
그런데 시편 100편에도 천국에 들어가는 열쇠가 있다면 그것은 감사와 찬송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성경은 범사에, 모든 일에 감사하라고 말합니다.
긴 잠에서 깨어 본 사람, 구원의 감격을 경험하는 사람은 죽어도 좋다고 말합니다.
어떤 상황도 나를 어쩔 수 없음을,
내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사실은 내가 원한 일이고 내게 필요한 은혜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감사할 수밖에요.
저는 아내의 백혈병과 같이 추수감사절을 만나고 있습니다.
얼마전 한국으로부터 다 큰 아들 내외에게 보내신 '오직 기도'라는 아버님의 편지를 받았습니다.
오직 말씀과 기도로 인내해서 욥과 같이 귀로 듣던 하나님을 눈으로 보고 만나서 정금같이 달련되어 더 귀하게 쓰임받는 목사로 세워주시기를 간절히 기도 하고 있다.
부모로서 아무것도 할수 있는 일이 없으니 마음 아프다.
생각할 수도 없는 일를 당하고 보니 부모로서 잘못한 일만 생각나는구나.
유학할 수 있게 뒷받침 못한 일들,
몸과 마음 고생이 너무 많아서 생긴 일들,
몸이 이 지경이 되도록 자신을 돌볼수 없이 고생하다가 당한 일들이라고 생각하면
목이 메이고 눈물이 마르지 않고
병상에서 고통받고 있는 **이와 옆에서 함께 고통받고 있는 **이를 생각하면 너무 마음 아프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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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루병을 고쳐주신 주님 사랑하는 **이를 고쳐주옵소서.
38년된 병을 고치신 주님 사랑하는 **이를 고쳐주옵소서.
회당장 야이로의 딸를 살리신 주님 사랑하는 **이를 살려주옵소서.
나사로를 살리신 주님 사랑하는 **이를 살려주옵소서.
하나님은 아프게 하시다가 싸매시고 상하게 하시다가 그 손으로 고치신 하나님이 사랑하는 **이를 꼭 고쳐주옵소서 라고 쉬지 않고 기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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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다 장성해서도 걱정과 근심만 끼쳐드리는 불효만 드리고 있습니다.
말씀처럼 이런 일을 만나고 보면 떠오르는 일은 자꾸만 잘못한 일밖에요.
미안한 일밖에요.
저도 그런데 멀리서 지켜보실 수밖에 없는 아들 내외를 보시는 아버님 마음이야 어떠시겠습니까?
그런 메일을 받고 올리는 며느리의 편지이야기입니다.
사랑하는 아버님, **이에요.
병원에서 인터넷을 쓰게 되었네요.
저 때문에 마음아파 하지 마세요.
제게 찾아온 병은 하나님의 고난도 아니고,
제가 어떤 죄를 지어서도 아니고,
주변의 누가 잘못을 해서도 아니랍니다.
나면서 부터 병자를 보고 사람들이 묻지요.
부모의 죄냐?
본인의 죄냐?
예수는 말합니다.
부모도 본인의 죄도 아니고 그 일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드러낼 것이라고요.
저는 고생해서 생긴 병도 아니고,
몸 관리를 잘 못해서 생긴 병도 아니고,
선천적으로 물려받은 병도 아니랍니다.
생활 습관에서 온 것도 물론 아니구요.
갑자스런 병의 방문에 놀라시겠지만 로또가 당첨되어 찾아오면 반기듯이 저는 이 백혈병도 반기고 있습니다.
뭔가 저에게 들려줄 이야기, 가르쳐줄 진리가 있어서 잠시 방문한게지요.
불치병도 아니고
치료도 가능하니 아무 염려 마시고
평안히들 지내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그저 소식이 있어서 찾아온 병에게 잘 귀 기울이고 여러가지 배워 가고 있답니다
하루하루 병상 생활에 잘 적응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염려마세요.
옆에서 남편이 제가 하던 일까지 하느라고 고생이 많지만, 이 또한 남편이 만나가야 할 새로운 일 일겁니다.
아이들, 가족들과 더 가까이 만나면서 행복해 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럼...
어머니도 안심시키시고, 간구보다는 감사로 평안을 누리세요.
저는 지금 최상의 생활을 누리고 있습니다.
사랑해요.
아버님.
그래요.
우리가 이렇게 다시 만나고 있습니다.
더 기도하고, 더 깊어지고, 더 고요해지고, 더 많이 표현하고 사랑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평생을 만나도 만나지 못할 서로의 삶이 만나지니 가장 큰 은혜입니다.
오늘 우리는 이런 추수감사절을 맞이하고 있습니다.